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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4-03 16:54
동짓달 정경

정각스님 | 논설위원·고양 원각사 주지



  음력 11월, 동짓달. 동지(冬至)가 되면 태양은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夏至)로부터 짧아져 간 낮은 동지에 이르러 극한에 이르고, 동지로부터 짧았던 낮은 노루 꼬리만큼씩 길어져 고대인들은 이것을 태양의 죽음과 부활로 상징화하였다.


  이 날은 태음(太陰)의 상징인 노인과 소양(小陽)의 상징인 아이의 두 양면성을 지닌 날로 태양의 새로운 탄생을 뜻하기도 하는 바, 이 날은 작은 설(까치까치 설날) 즉 아세(亞歲)라 불리웠다. 또한 고조선대(古朝鮮代)의 홍범구주(洪範九疇)를 바탕으로 한 주희(朱熹)의 <구구원수도(九九圓數圖)>에 의하면 이 날은 마침과 더불어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였다.


  원인(圓仁)의 <입당구법순례행기> 개성 3년(838년) 기사에는 동지 전날의 다음 기사가 전한다. “밤에 모든 사람들이 잠을 자지 않았는데, 이는 정월 경신일(庚申日) 밤에 그러는 것과 같은 것이다.”


  또한 동짓날에는, “오늘은 동지다. 승려와 속인이 서로 하례를 나누었다…중국 승려가 외국 승려를 만나면 ‘오늘은 동지입니다. 스님께서도 만복을 받으시고…하루 빨리 본국에 돌아가 오랫동안 국사(國師)가 되시길 바랍니다’ 말했다…절이든 속가(俗家)든 모두 사흘간 동지 명절을 보낸다.”


  한편 <환주청규>에 “동지 전날 밤 토지당에서 염송하고 동짓날 아침 강례(講禮)를 행한다” 하는 바, 승가에서는 동지를 즈음해 수세(守歲)의 풍속과 토지신에 대한 제사 및 동지 당일에는 강(講)이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고려사>에 의하면 “동지를 전후해 팔관회(八關會)가 베풀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외에 <동국세시기> 및 <형초세시기>에는 팥죽을 먹는 풍습을 전하고 있어, 동지팥죽은 몸의 음사(陰邪)를 씻어준다 믿었으며 집안과 동네의 고목 등에 뿌려 사귀(邪鬼)의 침입을 막기도 하였다.


  이날 아침 예불시 절에서는 각단(各壇)에 팥죽을 올리는 바, 일반에서는 동지가 동짓달 상순에 드는 ‘애동지(兒冬至)’와 하순에 드는 ‘노동지(老冬至)’를 구분하여 아이들에게 좋은 애동지 때에는 팥죽을 쑤지 않는다 한다.


  그럼에도 절에서는 이와 관계없이 팥죽을 쑤는 까닭에 애동지 때 절에서 팥죽을 얻어 가는 풍습이 전한다. 또한 하선동력(夏扇冬曆)의 예에 따라 이날 절에서는 다음해 달력을 나눠줌 또한 관례화되어 있다.


[불교신문 2872호/ 2012년 12월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