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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4-03 16:45
삼밀가지(三密加持)

삼밀가지(三密加持)



정각스님 | 논설위원·고양 원각사 주지


  기도(祈禱)란 ‘빌고[祈] 기원함[禱]’을 뜻하여, 용어 자체에 타력적 요소가 깃들어 있다. 그럼에도 자력적 측면을 강조하는 불교에서, 밀교적(密敎的) 특색이 부각되는 한국불교에서 기도의 의미는 차라리 밀교 수행 개념으로 대치된다.


  밀교 수행은 신밀(身密), 구밀(口密), 의밀(意密) 등 중생 삼밀(三密)에 대한 불(佛)의 가지(加持, adhiṣṭhāna)를 통해, 불(佛)과 중생과의 일치 속에 해탈에 도달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즉 불의 대비(加)를 바탕삼아, 중생은 신심(持)으로 신업(身業), 구업(口業), 의업(意業) 등 삼업(三業)을 삼밀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신밀이란 불보살의 서원을 몸으로 실천, 체득하는 무드라(Mudrā) 수행을 말한다. 구밀은 허망함을 여의고 참말을 발설하는 만트라(Mantra) 수행을, 의밀(意密)은 욕심 경계를 벗어나 사물의 참모습을 관조하는 삼매(Sāmadhi) 수행을 말한다.


  이를 통해 중생은 삼업을 벗어나 불보살의 삼밀(三密) 세계에 동화될 수 있는 바, ‘(신.구.의)밀의 (三密) 가지(加持)를 펼치시면 몸과 마음 윤택해진 채 업의 불꽃 청량케 되리니, (이로서) 각각 해탈을 구족하여 지이다(宣密加持 身田潤澤∼)’라고 <석문의범>은 적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삼밀 가지(加持)는 불보살의 대비(大悲) 내지 가피(加被)를 뜻하는 가(加)와, 가피의 대비력에 주지(住持)코자 하는 중생의 노력, 지(持)가 요구된다. 불보살의 구제력과 중생의 노력(신심)이 일치되는 가운데, 생각과 행동, 입에서 나오는 말 그대로가 진언(眞言) 아님이 없을 때 불범일여(佛凡一如)의 즉신성불(卽身成佛)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불교의 경우 삼밀 중 구밀(口密) 수행에 중점을 둔 채, 다라니 송주(誦呪)를 통한 불보살의 가피를 요구함만이 일상화된 듯하다. 그럼에도 송주의 참뜻은 허망함을 여의고 참말을 발설하는 만트라(Mantra) 수행을 뜻한 채, 탐.진.치 삼독의 소멸과 계.정.혜 삼학의 성취를 통한 일체지(一切智)의 획득, 궁극적 열반을 지향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에 기도란 불보살의 대비와 가피를 빌고[祈] 기원함[禱] 뿐만이 아닌, 삼밀 수행이란 우리의 주지(住持)적 노력이 요구되는 것임을 말할 수 있다.


[불교신문 2857호/ 2012년 10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