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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4-03 16:41
선원, 스님들 고향

선원, 스님들 고향

 

정각스님 | 논설위원·고양 원각사 주지

 

  교(敎)를 버리고 선문(禪門)에 든 참선자는 선문 초입의 불이문(不二門)에 마주한다. ‘입차문내(入此門內) 막존지해(莫存知解)’란 주련을 지나 참선자는 지해(知解)를 넘어 대신근과 대의단, 대분심, 대용맹심 속의 대중에 참여한다.


  선자(禪子)는 조과(朝課) 중이거나 죽파(粥罷: 아침공양 마침)에, 약석(藥石) 후 조실(祖室)에 입실(入室) 독참(獨參)하여 묻는다. “여하시(如何是)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니까?” 이렇듯 질문하는 납자에게 조실의 노사(老師)는 척수음성(隻手音聲), 즉 ‘한 손을 들어 허공을 치니, 소리 나는 곳을 잡아 오너라’ 요구한다. 이에 그 허공의 당처(當處)를 찾고자 선자는 내면의 길을 향한 여정을 떠난다.


  즉 선사는 분별정식(分別情識)을 투입해 참구오료(參究悟了)해야 할 공안(公案)을 납자에게 제시하는 바, 당대(唐代)로부터 전래된 1700여 개의 공안 중 신참자의 근기에 따른 화두(話頭)를 건네는 것이다.


  화두를 건네받은 선자(禪子)는 니사단(尼師壇), 방석에 자리한 채 게송을 외운다. “좌구니사단(坐具尼師壇) 장양심묘성(長養心苗性) 전개등성지(展開登聖地) 봉지여래명(奉持如來命) 옴 단다 단다 사바하.” ‘좌구 니사단이여, 내 마음의 싹 키워 주는 것. 펼쳐 그 성스런 자리에 오르니, 여래의 혜명을 받들어 지니리다.’ 즉 내 마음 참된 싹 틔워 여래의 혜명을 잇겠다는 의지 속에 선객들은 참선에 임한다.


  행선(行禪)과 주선(住禪), 좌선(坐禪), 와선(臥禪) 등 행주좌와 모두가 선(禪)일진데, 그럼에도 일주향(一炷香) 타오른 50분씩의 좌선 후, 방선(放禪) 죽비와 함께 대중은 방석에서 일어나 경행(經行)을 한다. 신발 끈 매며 하상묵념게(下狀默念偈)를 외운다.


  “종조인단직지모(從朝寅旦直至暮) 일체중생자회호(一切衆生自廻護) 약어족하상신형(若於足下喪身形) 원여즉시생정토(願汝卽時生淨土) 옴 시리 일리 사바하.” ‘아침 새벽부터 저녁에 이르도록, 일체 중생들 내 발을 피해 스스로를 보호하여라. 혹 내 발 밑에 죽음을 맞이하거든, 원컨대 즉시 정토에 왕생하기를…’


  결제기간 선원의 한 장면이다. 선자(禪子)와 선사, 도반(道伴)과 침묵, 상념이 있는 깊은 곳 스님들 고향의 모습이다.


[불교신문 2840호/ 2012년 8월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