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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4-03 16:38
시다림(屍多林)
시다림(屍多林)

정각스님 | 논설위원·고양 원각사 주지

  시다림이란 범어 Śītavana의 음역(音譯)으로 시타림(屍陀林), 서다림(逝多林), 한림(寒林) 등으로 일컬어진다. 원래 인도 마가다국의 수도 왕사성 북쪽에 있는 숲을 칭했던 바, <석씨요람>에서는 “그 숲의 서늘한 기운이 있는 곳을 시체 버리는 곳으로 사용, 사체(死屍) 버리는 장소를 폄칭해 한림(寒林)이라” 하였으며, “시체들로 인해 그곳에 가는 자는 두려움으로 머리털에 차가운 기운이 느껴지므로 한림이라 칭하였다” 전한다.
 
  한국에서는 그 뜻이 전화(轉化)되어 망자를 위한 설법, 염불을 시다림 내지 시다림법문이라 한다. <범망경> 중 “부모, 형제, 화상 아사리의 사망일에 응당 대승 경율을 독송, 강설하라”는 규범에 따라 <지장보살본원경> <아미타경> <금강경> 내지 <원각경> '보안보살장'을 독송하거나, ‘나무아미타불’ 십념(十念)으로써 망자를 위한 추선(追善)을 행하는 것으로, 망자가 경전의 깊은 뜻 깨닫고 불보살의 자비원력에 감념(感念), 집착의 마음 버리고 고통을 넘어 피안에 향할 수 있기를 기원함에 시다림의 의미가 있다.
 
  고려 성종 때 형성된 ‘오복제도’에 따른 3일장의 경우 사망 첫날 시다림을 행하는 바, 염습(殮襲) 이전까지의 시다림 밤샘 독경이 힘겨워 ‘시달림’ 내지 ‘시달림 당한다’는 표현이 생겨나기도 하였다.
 
  망자를 위한 독송, 강설의 초기 형태를 <삼국유사>에서 발견할 수 있다. 사복(蛇福)의 어머니가 죽자 원효(元曉)는 망자에게 보살계를 주고 시체 옆에서 가로되 “나지 말지어다, 죽음이 괴롭다. 죽지 말지어다, 남이 괴롭다” 하였던 바, 망자를 위한 설법, 염불로서 시다림은 신라 이래 오늘날에도 널리 행해지는 추선의식의 예라 할 수 있다.
 
  <석문의범>의 경우 영단(靈壇)과 오방번(五方幡)을 설치한 뒤 오방번 - 동방 약사불, 서방 아미타불, 남방 보승불, 북방 부동불, 중앙 비로자나불 - 의 부처님께 오방례 올린 후 무상계(無常戒)를 독송토록 하는 바, 이는 태어남의 원인과 결과를 밝혀 영가로 하여금 무상(無常)의 인생을 초탈할 것을 일깨우는 법문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망자를 추천(追薦)코자 끊임없이 경전 독송함을 부단경(不斷經)이라 칭한다.
 
[불교신문 2824호/ 2012년 6월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