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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4-03 16:34
윤달, 여벌달

윤달, 여벌달


정각스님 | 논설위원·고양 원각사 주지


  태양력에 의하면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1년이 걸린다고 한다. 좀 더 정확한 율리우스(Julius)력에 의하면 1태양년은 365.242195일이며, 이에 4년마다 2월에 하루씩 윤일(閏日)을 더하여 쓰게 된다. 현재 사용하는 그레고리오(Gregorio)력 역시 율리우스력과 마찬가지로 윤일을 채택해 쓰고 있다.


  한편, 태음력(太陰曆)에 의하면 만월에서 만월까지는 29.53059일이 되어 순(純)태음력에서는 12달을 작은 달(29일)과 큰달(30일)로 나눠 사용했으나, 태음력과 태양력을 절충한 태음양력(太陰陽曆)에서는 태음력을 태양의 움직임에 맞추기 위해 19년에 일곱 번씩 윤달(閏月)을 설정하고 있다.


  윤달은 ‘군달’이라 불린다. 덤달, 공달, 여벌달이라 하며, 속담에 “윤달에는 송장이 거꾸로 서도 탈이 없다” 하였다. 불길한 조짐이 생긴다 해도 윤달에는 어떤 해로운 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말이다. 한편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윤달은 풍속에 없는 달이라 하여 결혼하기에 좋고 수의(壽衣)를 만드는 데도 좋다. 까닭에 윤달은 꺼리는 것이 없다. 광주 봉은사에서는 윤달을 만나면 서울 장안의 여자들이 다투어 모여 불공을 올리며, 돈을 탑 위에 놓는다. 윤달이 다 가도록 이 행사는 그치지 않는다”고 하였다.


  윤달이 오면 불가(佛家)에서는 가사불사며 예수재, 삼사순례가 행해진다. 이에 일정 기간 절에 머물며 손수 스님들을 위한 가사를 깁는 사람도 있다. 가사 한 올을 몸에 지니면 능히 맹수가 침범치 못한다고 하는데, 그 가사를 깁는 공덕은 어찌 말로 설명할 수 있으랴. 또한 윤달 중 적어도 세 군데 절을 참배해야 하며, 그리하여 무량공덕을 지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공덕은 예수재에도 적용된다. 예수재란 사후 갚아야 할 빚과 과보를 미리(豫) 갚는(修), 예수(豫修)의 의식을 말한다. 현생의 삶 속에 지었던 업과 과보를 미리 청정케 하여 사후 49일간 중음계(中陰界)의 고통을 면하게 한다는 것으로, 정성으로 49일 예수재에 참여한 사람들은 그 기간 동안 익힌 습성에 따라 또 다른 좋은 몸 받고 태어나 복을 누리리라 믿게 되는 것이다.


[불교신문 2808호/ 4월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