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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4-03 20:24
알게 모르게 지은 업장, 천일기도로 참회해요 ”- 박종순 불자

“알게 모르게 지은 업장, 천일기도로 참회해요 ”

-박종순(선덕화)불자

 


요즘 얼굴 뵙기가 힘든데 바쁘게 살아가시는 것 같아 보기 좋아요.

(하하하...큰 체구만큼이나 웃음소리도 크고 호탕하게 웃으신다) 바쁘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고 또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어요. 집안 경제형편이 좋지 않아서 내가 벌어 살아가려니 하루에 일을 몇 개씩 다녀도 모자랄 판이네요. 일을 가리지 않고 하는 스타일이라서 요즘 절에 나와 기도할 시간도 없네요. 그래도 주말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일요법회 참석하고 절하고 기도하려 해요.

제가 절에 다닌 지 몇 년 되지 않았지만 여태껏 보살님만큼이나 절(拜)을 오래,

많이 하신 분을 보지 못했어요. 천일기도를 하게 된 어떤 이유가 있나요?

절하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질문이 “왜 천일기도 하시는 거예요?” 라는 말인데요. 참 싱겁게 시작했어요. 남들 다 하는 훌륭한 기도문 작성을 한 것도 아니고 커다란 소원이 있어서 한 것도 아니에요. 사업을 크게 하던 남편이 부도가 나서 우리 세 식구 원룸 하나 얻을 돈도 없었어요. 다행히 지인들이 십시일반으로 보태서 겨우 방하나 얻어 살던 집에서 나왔지요. 부도 전까지 남편이 주는 풍족한 돈으로 내 맘대로 쓰고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을 몰랐어요. 방 얻을 돈도 없이 거리에 나앉게 된 것이 믿을 수도 없어서 낙천적 성격인 데도 세상을 등지고만 싶더라구요. 그러다 문득 이렇게 죽을 바에 진심으로 절이라도 해보자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처음에는 백일만 하자고 생각했는데 어느 스님 책에서 “사람의 업장이 얼마나 두터운데 겨우 백일기도로 그 두터운 업장이 소멸되겠느냐! 적어도 천일은 해야 한다.” 라는 글 한 줄에 감동받아서 백일 회향하려했던 마음이 천일을 채우게 된 것 같아요.


그러면 불교와의 인연이 꽤나 오래 되셨겠네요?


양가가 불자 집안이라서 어릴 때부터 절에 다니긴 했죠. 결혼해서도 남편이 더 진심으로 절에 다녔구요. 솔직히 말하면 남편한테 기도비 부풀려 돈 타내 기도비 내고 그리고 남은 돈 쓰는 재미로 다니던, 흔히 말하는 나이롱 불자였죠. (천진하고 소탕한 웃음) 부천에 살다가 일산으로 이사 왔는데 원각사를 짓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지금껏 원각사에 다니고 있어요. 다니기는 했지만 기도도 절도 열심히 해보지 않았어요. 천일기도를 마치고나니 진정한 불자가 된것 같네요.

삼백 배씩 백일하기도 힘든데 천일기도를 하셨으니 부처님 가피를 크게 받으셨겠어요.

어떤 가피를 내려 주시던가요?


부도난 뒤 한 기도라서 대부분 사람들은 큰 돈이 생겼나 하실 테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지금도 일용직이든 아르바이트든 해서 살아가는 형편은 변함없지요. 하지만 그 어느 것보다 귀중한 것을 얻었어요. 아니 소멸되었다고 해야 하나? 기도 전까지 남편이 그냥 미웠어요. 무엇을 하든 맘에 안 들고, 못마땅했어요. 그러니 꼬투리 잡아 다투고, 상처 주는 말만 하게 되고 또 서로 격한 싸움이 되면 극단적인 행동도 하게 되죠. 거기다가 부도까지 맞고 나니 얼마나 힘들었던지…그런데 천일기도가 끝나면서부터 남편의 행동이 이해가 되고, 말 한마디에 감동받고 내 마음이 너그러워졌어요. 남편이 불쌍해지고 있는 그대로만 보게 되더라구요. 그것이 자비의 마음이 아닌가 생각해요. 온 세상을 너그럽게 품을 것 같은 것도, 또 꼬일 대로 꼬여 모든 것을 얽어버리는 것도 바로 마음 아니겠어요? 그 한 생각 바로 돌려 얽힌 미움 끊어버리게 된 것이 천일기도의 가피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많은 돈도 높은 명예도 아름다운 외모도 아무 소용없고 곁에 있는 내 남편 내 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살아 가는것, 그것이 바로 돌린 마음이지요.


천일기도를 하셨으니 이젠 만일기도를 하고 싶지 않으세요?


물론 도전해 봐야죠. 당분간 일상 생활에서 하는 기도로 만족해야 할 것 같아요. 평소에 절에 나올 수 없으니 몸이 피곤하고 지쳐도 새벽 5시에는 꼭 일어나 천수경과 108배로 아침을 열고 일하러 나가요. 기도하고 절하는 것이 기쁨이고 일상생활이고 수련이라 생각해요. 중독이 돼버렸어요. 새벽에 기도할 땐 나 자신을 다 잡는 시간으로 삼고, 일 끝내고 밤에 집에 와서는 법화경 사경(세번째 사경 중)을 하면서 하루를 반성해요. 또 외모와 달리 짧게라도 일기를 꼭 써요. 그러면서 매일 매일 나의 그릇이 커짐을 느껴요. 천일기도할 때 살이 많이 빠졌는데 잠깐 쉬어보니 다시 찌더라구요. 절을 하면 살도 빠지고 혈액순환도 되고 골다공증도 없어지고 돈도 굳고 또 제일 중요한 업장소멸도 시키니 그 어디에 비하겠나 싶네요. 요즘 사람들 돈 내면서 헬스장 다니고 약 먹고 굶고 하는데 그 열정을 절하고 기도하는데 썼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인생의 달콤함도 씁쓸함도 맛보셨는데 특별한 좌우명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어느 것도 우연히 생기는 것은 없잖아요. 나의 말과 행동이 바르면 좋은 인연의 과보로 돌아오고 바르지 못하면 나쁜 인연의 과보로 돌아온다는 인과법을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절실히 느끼게 되요. 나쁜 결과가 돌아왔을 때 거슬러 관찰해 보니 결국은 내 자신이 원인이었더라구요. 앞으로는 선한 생각, 선한 행동, 선한 말을 하면서 살겠다 생각하고 여러 생 동안 알게 모르게 지은 나의 업장을 조금이라도 녹이기 위해 열심히 참회기도하고 선행하며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렇게 어려운 생활을 하는 것도 부유할 때 많이 나누지 못하고 욕심내고 화내고 미워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하니 육바라밀을 행하며 선업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