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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4-03 20:12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권영순 불자

“초대 회장님, 당신의 능력을 다시 한 번 보여주세요!”


                                                                                     -권영순(마하연) 불자


 


백중입재가 있던 7월의 더운 여름날. 얼굴을 겨우 기억해 낼 수 있을 정도로만 눈에 익은 초대 신도회장 권영순 보살님을 만났습니다. 권보살님은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하시고 한 것이 없다며 큰일하신 다른 분들을 만나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남들을 먼저 배려하시고 나를 낮추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보살님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시나요?”


“저는 몇 십 년을 항상 같은 시간에 천수경으로 아침을 열어요. 그러면서 하루하루

별 탈 없이 살아가는 현재 생활에 감사함도 느낍니다.  부모면 다 그렇지만 자식들과 손주들 잘되기를 바라는 기도를 하지요. 하지만 가장 간절하고 우선이 돼야 하는 기도를 먼저 합니다.

점심때는 운동도 다니고 책도 읽고 TV도 봅니다. 그런 가운데 늘 빠지지 않고 남편과 같이 하는 것이 있는데 다름 아닌 법화경 사경입니다. 전 어떤 경전보다도 법화경이 좋아요. 몇 년 전부터 나 혼자 해오는 것을 본 남편이 요즘은 함께 경전 읽고 사경하고 그래요. 권유한 적도 없고 강요한 적도 없는데 말이에요.

그것을 보면서 깨달았지요. ‘말로 수 백 번 떠드는 것 보다 꾸준하고 성실함을 보여주는 것이 강한 효과를 나타내는 구나’하구요. 절에 다니는 걸 반대한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열성적이지도 않던 남편이 이제는 사경까지 함께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웃음)”

권영순 보살님의 부군은 물론 이제는 두 자녀들과 시댁 동서들까지 불교신자가 되었어요. 보살님의 성실함으로 거두어들인 포교일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살님은 원각사 초대 회장님이셨는데 그 시절 얘기를 해주세요.”


“정말 난 한 것이 없어요. 모든 신도들이 절에 애착을 갖고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내가 아니면 누가하랴’ 그런 맘으로 했어요. 모두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와서 봉사하고 기도하고 그랬어요. 그 덕분에 회장인 내가 역할을 했던 거지요.

 회장은 나였지만 열심히 일 한 사람들은 그분들이예요.  신도들이 만든 꽃꽂이회, 다도회, 거사회 등등이 열정적이고 활발했기에 나는 가만히 있어도 칭찬을 받은 거 뿐이에요. 하지만 한 가지 내세울 만 한 게 있는데요. 바로 스님을 존경하는 거예요. 스님을 존경하면 신도들도 존경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절 자체를 사랑하게 되니까 무주상보시는 당연히 하게 되는 거죠. 뭘 바라고, 나를 내세우고 하는 건 보시도 아니고 봉사도 아니잖아요?”



“막 입문한 초보 불자들을 위해 한 말씀해 주세요.”


“우리아들이 대학 다닐 때 허리가 아파서 병원엘 다녔거든요. 그래서 다른 때보다도 더 간절히 기도하고 절하던 때였지요. 하루는 꿈에 관세음보살님이 나타났어요.

원각사 관음보살님처럼 온화하고 빛나는 모습으로 나를 보며 웃고 계시더라구요.

그래서 전 혼자서 생각했죠. 뭔가 좋은 일이 있으려나 하구요.

그런데 그즈음 아들이 휴가 나온 친구를 만난다며 약속장소로 가는 중에 타고 있던 택시가 트럭하고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어요. 택시의 반은 찌그러지고 더군다나 불까지 붙었던 위급 상황이었어요. 차 안에서 의식을  잃고 있는 아들을 트럭운전사가 꺼내 주었데요.

병원으로 옮기고 검사를 하고보니 다친 곳이 하나도 없었어요. 아프던 허리도 더 큰 증상이 없었고 앞이마가 살짝 멍들 정도의 경미한 사고였지요. 그 사고소식을 듣고 달려가 병원에서 멀쩡한 아들을 본 순간 눈물이 쏟아졌어요.

아들이 무사한 것도 그렇지만 관세음보살님의 보호로 아들이 살았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어요.  입에서는 관세음보살님을 부르고 있더라구요.

이런 것이 부처님 가피가 아니겠어요?  불보살님은 간절하게 기도하고 열심히 정진하는 모습을 보시면 그냥 계시지 않아요. 어떤 방편으로든 우리를 도와주신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어떤 기도를,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할까요?”

“자기에게 맞는 기도가 각자 있을 거예요. 절을 열심히 한다든지 경전을 읽든지 사경을 하든지 또 여러 봉사를 하든지 여러 방법이 있어요. 열심히 마음을 비우고 나를 비우고 기도하면 분명히 불보살님의 가피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원각사의 모든 불자님들이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면 좋겠네요.”


초기 원각사 신도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던 권영순 보살님은 법명만큼이나 아상 없는 넓고 큰 마음을 가지신 분이었습니다. 어렵고 힘든 일도 가리지 않고 묵묵히 하시고 내가 한일을 드러내어 상을 내지도 않으신 보살님이기에 닮고 싶어지네요. 재일 날만 뵐 수 있는 보살님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만날 수 있고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보살님, 초대 회장이셨던 당신의 능력을 다시 한 번 보여주세요.